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되면 독재자가 될 거라고 美 유력 언론사들이 잇달아 포문을 열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전 대통령이 미 공화당 후보 경선 여론조사에서 1위를 견조하게 수성하는 가운데, 美 현지 언론에서 ‘독재자(獨裁者, Dictator)’ 프레임이 등장했다.
사진: AP 연합뉴스
구체적으로 지난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 NYT)는 ‘두 번째 트럼프 임기가 더 급진적일 수 있는 이유(Why a Second Trump Presidency May Be More Radical Than His First)’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과거와 달리 트럼프의 정책(또는 국정) 운영이 더 정교해졌기 때문에 이제 그를 견제할 완충 장치들도 미약한 수준일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무부를 이용해 자신의 적(敵, Enemy)들에게 복수하겠다는 트럼프의 공약은 민주적 가치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다”라며,
“최근 몇 주 동안 트럼프는 정적을 ‘뿌리 뽑아야 할 해충(vermin who must be rooted out)’으로 비인간화하고, 이민자들이 “우리 나라의 피를 오염시키고 있다”고 선언했으며, 절도범에 대한 총살을 부추기고, “전 합참의장 마크 밀리를 반역죄로 처형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4건의 형사 기소에 직면한 채 다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트럼프는 첫 임기 때보다 미국식 민주주의에 더 분노하고 더 극단적이며 더 위험한 인물일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 WP)는 지난달 말(현지시간 11월 30일) “트럼프 독재는 점점 더 불가피해지고 있다. 우리는 ‘가장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A Trump dictatorship is increasingly inevitable. We should stop pretending.)”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브루킹스 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의 선임연구원이자 워싱턴포스트의 편집장인 ‘로버트 케이건(Robert Kagan)’은 이 칼럼에서 ‘트럼프가 美 대선에 승리할 수 있으며, 승리 이후 독재를 하게 될 확률이 상당히 높다’고 주장했다.
참고로 위의 ‘가장하는 것’은 사람들이 겉으로는 ‘트럼프가 리스크’라고 말하면서도, 이를 막기 위한 희생(개인의 희생 포함)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시사잡지 애틀랜틱(Atlantic)도 지난 4일 ‘다가올 위험(The Danger Ahead)’라는 제호의 기사에서 ‘트럼프가 백악관으로 복귀하면, 現 시스템의 취약점을 더 잘 이해하게 될 것이며, 과거보다 더 적극적인 지원자들을 활용해 정적들에 대한 보복 의제를 더 집중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기사는 트럼프가 2024년에 재선될 경우 어떤 일을 벌일 것인지 숙고해보는 프로젝트 “트럼프가 승리한다면(If Trump Wins)”의 일부이며 전문은 내년 1월·2월호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한때 美 와이오밍주 공화당 하원의원이었던 리즈 체니(Liz Cheney)도 CBS와의 인터뷰에서 공화당 의원의 다수가 맹목적으로 트럼프를 따를 것이기 때문에 그의 두 번째 임기는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실질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화요일 폭스뉴스 타운홀에 참석해 자신이 내년에 대통령에 당선되면 “첫 날을 제외(Except for Day One)”하고는 독재자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미국 사회 전체를 독재 프레임에 갇히게 만들었다.
이날 진행자 션 해니티(Sean Hannity)가 트럼프에게 했던 질문은 “당신은 오늘 밤 미국인들에게, 누구에게든 보복하기 위해 권력을 남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시겠습니까”였다.
한편, 이변이 없다면 트럼프는 앞으로 12주 내에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로 지명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