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수첩: 음식점 등에서 일할 때 필요한 보건증 발급 절차가 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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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기사가 아닙니다. ‘기자 수첩’은 기자의 생각이나 정보를 간단하게 공유하기 위해 작성한 글입니다.

 

(기자수첩) 음식점 등에서 일할 때 필요한 건강진단결과서(이하 ‘보건증’) 발급 절차가 허술하다. 

식품·유흥업 종사자는 관련 법령*에 따라 건강진단을 실시해야 하며, 영업주는 건강진단을 받지 않은 자를 그 영업에 종사하게 할 수 없다.

* 관련 법령
식품위생법 제40조,
식품위생분야 종사자의 건강진단규칙,
학교급식법 제12조,
학교급식법 시행규칙 제6조,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9조,
성매개감염병 및 후천성면역결핍증 건강진단규칙

 

건강진단은 보건소나 병원에서 받을 수 있으며 진단 항목은 업종별로 아래와 같다. 

업종구분 검사항목 유효기간 비고(관련 업소 예시)
음식업 장티푸스, 파라티푸스, 폐결핵 1년 식당, 술집(호프집 등), 떡집, 패스트푸드점 등
단체급식 장티푸스, 파라티푸스, 폐결핵, 세균성이질 6개월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사내 또는 구내식당 등
유흥업 장티푸스, 폐결핵, 매독, 에이즈, 임질, 전염성 피부질환, 클라미디아 3개월 유흥 또는 단란주점, 다방, 안마시술소 등

자료: 식품위생 분야 종사자의 건강진단규칙 제2조 등

 

이와 같은 건강진단 의무를 이행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바로 ‘보건증’이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더 강조하지만, 이를 가지고 있어야만 음식점 등에서 근무할 수 있다.

 

기자 수첩: 음식점 등에서 일할 때 필요한 보건증 발급 절차가 허술?

이미지: 미드저니 

 

그런데 이 보건증 발급 절차가 허술하다는 제보를 받고, 기자가 직접 보건소에서 보건증(음식업 기준)을 발급해봤다.

보건소의 보건증 발급 절차는 아래와 같았다. 

  1. 보건소 민원실(실제 명칭은 ‘민원접수부’)에 방문해 보건증 발급 신청서를 작성하고 번호표를 뽑고 대기한다.
  2. 순서가 되면 창구에서 신청서와 신분증을 함께 제출한다. 이때 비용 3000원도 결제한다.
  3. 접수 완료 후, 영수증(민원접수증)을 받고 영상의학실, 임상병리실 순으로 찾아가 검사를 받는다.
  4. 영상의학실에서는 폐결핵 검사를 위해 흉부 엑스레이를 촬영한다.
  5. 임상병리실에서는 장티푸스/세균성 이질/파다티푸스 검사를 위해 직장도말검체채취 키트를 나눠준다. 그러면 신청자가 직접 화장실에 가서 항문에 면봉을 넣어 검체를 채취한 뒤 제출한다. 

 

건강진단을 마무리하고, 왜 보건증 발급 절차가 허술하다는 말이 나왔는지 이해가 됐다. 

위 검사 과정(4번과 5번)에서 본인 신분 확인을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원 접수자와 검사자가 다름에도, 민원 접수 장소와 검사 장소가 다름(기자가 검사를 받은 곳은 접수 장소와 층이 달랐다)에도 단순하게 신청자의 이름만 불러 검사를 진행했다.

즉, 보건소의 건강검진이, 다른 사람을 이용해 보건증을 발급 받을 수도 있는 절차였다.

물론 기자가 전국에 있는 모든 보건소들의 발급 절차를 확인한 것은 아니나, 그럴 필요까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신분 확인 절차를 하지 않는 현 상태가 너무 자연스러웠기 때문이다.

덧붙여, 이 글은 보건 현장에서 고생하는 분들을 공격하기 위한 목적은 아니다.

그 정도로 심각한 이슈도 아니고, 해법도 상당히 단순하기 때문이다.

다만, 식품위생법 등에서 식품·유흥업 종사자들에게 건강진단을 의무화한 이유가 ‘단순히 해당 업소를 이용하는 몇몇 소비자들의 건강권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관련 책임자들이 공감해 주길 바랄 뿐이다.

 

 

Executive Summary>

Why is the procedure for issuing health examination result report required when working at restaurants or bars so lax?

 

There was no verification of identity at all during the examination process to obtain the health examination result report, which is legally required for people working in restaurants or bars.

Even though the person receiving the application and the inspector were different, and even though the application receiving location and the inspection location were different, the inspection was conducted simply by calling the applicant’s name.

In other words, the health examination at the public health center was a procedure in which a health examination result report could be issued using someone else.

 

image: developed by Midjour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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