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기사가 아닙니다. ‘기자 수첩’은 기자의 생각이나 정보를 간단하게 공유하기 위해 작성한 글입니다.

공사 현장에서 근무하는 신호수나 유도자가 너무 불안해 보인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요즘은 공사 현장을 지나다 보면 안전조끼를 입고 경광봉(일명 신호봉)을 들고 있는 신호수(信號手)나 유도자(誘導者)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신호수와 유도자는 일정한 공사 현장 등에서 ‘작업자나 보행자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등을 근거로 배치되는 일종의 ‘안전요원’입니다. 

표 1. 신호수와 유도자 배치 근거와 역할

자료: 국가법령정보센터 

그런데 이들이 근무하는 것을 지켜보면 왠지 불안해 보일 때가 많습니다.

아니 위태로워 보인 다는 표현이 보다 적절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덤프트럭과 같은 대형 차량이나 지게차와 같은 건설 기계가 오갈 때 ‘현장 통제’는커녕 경광봉 조차 익숙하게 다루지 못하는 분들이 신호수나 유도자로 배치돼 있기 때문입니다. 

신호수나 유도자가 공사 현장(작업자나 주변 보행자)의 안전을 보호해야 하는데, 오히려 그들의 안전이 걱정되는 형국입니다.

그래서 신호수나 유도자의 자격 기준을 확인해보니, 아래와 같이 ‘건설업 기초안전·보건교육(4시간)’을 이수하면 누구나 신호수나 유도자를 할 수 있었습니다. 

표 2. 신호수와 유도자의 자격기준 

자료: 국가법령정보센터
주: 이 교육은 건설 일용근로자를 대상으로 함 

표 3. 건설업 기초안전·보건교육의 내용 및 시간

자료: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28조(별표 5) 

기자는 이 교육이 실제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이 교육을 직접 받아봤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교육은 주로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일반적인 일용직 근로자에게 초점을 맞춘 것이었습니다.

즉 신호수나 유도자의 역할이나 신호 방법에 관한 세부 내용은 교육하지 않았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별표 5’에 따라 건설기계 등의 작업 신호에 관한 내용(특별교육 대상 작업별 교육)은 오직 해당 근로자와 관리감독자에게만 실시하고 있었습니다. 

아무튼 이런 이유 때문인지 지금까지 신호수나 유도자에 관한 사고가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물론 집계된 통계는 없겠지만, 이들이 야기한 위험한 상황도 적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 언론사들도 이 제도가 허술하다고 지적했었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왜 이렇게 형식적인 제도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일까요?

교통수신호에 익숙한 헌병(군사 경찰)이나 교통경찰만큼은 아니더라도, 공사 현장에서 최소한 신호수나 유도자 자신의 안전만이라도 제대로 지킬 수 있게 제도가 정비되면 안 되는 걸까요?

참고로 이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국회의 입법 과정을 거칠 필요는 없습니다.

Executive Summary>>

Our society is insensitive to safety. The “signalman” and “flagman” at the construction site seem too unstable.

This is because they are deployed to construction sites without even training them in basic skills related to their roles.

Image: developed by Midjourney